*참고로 이 글은 개인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쓴 것이니 그저 재미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Lenovo 홈페이지에서 다시 나타난 동서식품
동서에 투자하고 있는 좋은 분들 덕분에 Lenovo 홈페이지에서 동서식품 홍보 페이지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 타이밍이 묘하다. teaaroma의 카누 홍보, 캐나다로 향하는 커피 크리머 물량, 중간배당과 맞물려 생각해 보면 뭔가 거대한 흐름이 다가오는 것만 같다.
Lenovo와 동서식품의 타임라인
동서 찐 주주라면 누구나 동서의 Lenovo 이슈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말. Lenovo 홈페이지에는 동서식품과 관련한 내용이 하나 올라왔다. Lenovo에서 자사의 SAP/ERP 시스템을 사용한 기업중 하나로 동서식품을 언급한 것.
해당 페이지에서는 국제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속화 하기 위해 Lenovo사의 SAP/ERP 시스템을 사용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여기서 더 대박이었던 것은 동서식품 안영모 CIO가 한 인터뷰 내용이었다. 안영모 CIO는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Growing our revenues further in our existing markets is becoming more challenging. It was time to shift our focus to worldwide exports – so we began looking for the powerful, reliable ERP capabilities to make the move a success.
우리의 기존 시장에서 매출을 더욱 성장시키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 세계 수출로 초점을 전환할 때가 되었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ERP 기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서식품이 해외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해 Lenovo 시스템을 선택했다는 것은 백번 양보해서 Lenovo사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즉, 동서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오직 100% Lenovo만의 관점이 작용된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서식품 CIO의 인터뷰 내용을 Lenovo사가 허구로 꾸며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Lenovo가 동네 구멍가게였다면 충분히 허위, 과장 광고를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인 Lenovo가 고작 자사 시스템을 홍보하는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없는 내용을 만들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번 만큼은 정말 동서도 수출을 부인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 확신을 주었던 것 며칠 지나지 않아 Leovno 홈페이지에서 동서식품 관련 내용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이건 누가 봐도 동서가 Lenovo에게 관련 내용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기라도 하듯이 동서는 해당 내용에 대해 부인했다. 지난 5월 1일경 나온 기사에서 동서 관계자는 Lenovo 이슈를 하나의 해프닝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Lenovo에서 해당 글이 사라진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다. 레노버 측의 착오로 잘못된 내용이 올라왔으며 동서식품에서는 현재 CIO라는 직함이 없다고 했다.

과거 수출 이슈를 부인했던 방법
이는 동서가 과거 수출 이슈가 불거졌을 때마다 대처했던 방법과 굉장히 똑같은 모습이었다. 동서는 항상 수출 이슈가 나올 때마다 뜬금 없이 기사를 통해 완곡하게 수출 이슈를 부인했다. 2015년에는 이광복 전 대표가 그랬고, 2021년에는 김석수 전 회장님께서 그러셨다. 이 뿐만 아니라 수시로 수출 이슈가 나올 때마다 동서 관계자들은 ‘수출 계획이 없다.’는 말만 기사를 통해 되풀이 할 뿐이었다.
따라서 Lenovo 이슈에도 과거와 똑같은 방법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명확한 증거에 동서 관계자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몹시 궁금했다. 과연 이처럼 확실한 수출 증거에도 과거처럼 단순히 ‘수출 계획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Lenovo의 착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서 동서도 많이 급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너무나 말도 안되는 핑계라고 생각했기 때문.
Levono에 다시 출현한 동서식품
중요한 건 동서가 그렇게 Lenovo의 착오라고 했던 내용이 다시 Lenovo 홈페이지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만약 동서의 말대로 Lenovo의 단순 착오로 잘못된 내용이 올라온 것이라면 왜 다시금 관련 내용이 올라온 걸까.
올라온 내용을 살펴봤지만 지난 3월에 올라온 내용과 다른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제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해 SAP/ERP 시스템을 사용했다는 것부터 안영모 CIO의 인터뷰까지 모든 게 똑같았다.
상법개정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개인적으로 이는 상법개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통과된 상법개정은 이사회의 충실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과거에는 이사회가 회사를 위해서만 일했어도 상관없지만 이제는 주주를 위해서도 충실해야 하는 법 조항이 생긴 것이다.
이를 동서에 적용시켜 보자. 상법개정이 되기 전에는 동서에서 Lenovo 이슈에 대해 ‘Lenovo측의 단순 착오’라고 설명 했어도 큰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나중에 Lenovo 이슈가 실제 사실로 밝혀진다 해도 ‘Lenovo측의 단순 착오’라고 말하는 게 그 당시는 회사를 위한 일이라고 설명해버리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법이라는 게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상법개정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이제 이사회는 주주를 위해서도 일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너무나도 명확한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시간이 흘러 주주들이 생각했던 대로 그 사안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
모르긴 몰라도 어떤 주주들은 회사의 부인으로 인해 해당 주식을 매도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Lenovo 이슈처럼 확실한 증거에도 수출 계획이 없다고 하는데 이건 진짜 동서가 수출 안하는거겠지. 그냥 동서 주식을 팔아야겠다.” 와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주주들은 나중에 동서가 수출을 하게 되어 주가가 급등하게 되면 동서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 않다. 상법개정이라는 강력한 법조항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말이다.
마치며
과거부터 상법개정은 동서 주주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종종 그 내용에 대해 이곳에 글을 쓰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Lenovo 홈페이지에 다시 동서식품 관련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나 이사회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것은 동서 주주들에게 굉장히 큰 일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통과되면 동서는 앞으로 더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미 어제 나온 중간배당은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닮고 싶은 블로거님의 말씀대로 개인적으로 동서는 배당도 꾸준히 상승하고 주가도 크게 오르는 희소한 주식이 될 것 같다.
또한 이사회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개정은 이미 통과됐다. 따라서 동서는 이제 말 한마디도 조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거처럼 단순히 ‘수출 계획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물론 막대한 현금 보유에 대해서도 주주들에게 그 보유 이유와 사용 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모든 흐름이 동서에게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럼 오늘도 될 때까지 해봅시다!
드림s 컴 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