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이 글은 개인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쓴 것이니 그저 재미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동서와 현금
6/19일. 동서식품과 관련한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해당 기사는 동서식품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실 그동안 동서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에 대해 언급한 기사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기사도 동서의 현금과 수출을 연결 짓는 기사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에 나온 기사 역시 똑같았다.

현금을 계속 쌓기만 할까
기사 초반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동서식품은 이미 내수 시장을 과점해 큰 투자가 필요 없고 지배 구조상 해외엔 진출하기 어려워, 가격 인상으로 더 벌어들일 돈의 상당액은 회사 곳간에 그대로 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조상 해외 진출이 어려운 동서가 앞으로도 현금을 계속 쌓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동서는 국내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네슬레는 동서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카제인나트륨 이슈로 동서를 공격했던 남양도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앞으로 어떤 경쟁자가 새롭게 나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 어떤 기업도 지난 수십 년간 무수한 도전을 물리친 동서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향후 동서의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은 높은 확률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동서의 점유율이 유지된다면 기자님의 말씀처럼 동서는 큰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캐파로 충분히 국내 수요는 감당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마케팅에만 돈을 쓰면서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대처하면 될 것이다.
현금이 동서에게 주는 의미
기사 중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현금이 넉넉하면 공장을 증설하거나 신사업에 뛰어드는 등 투자를 단행한다. 아니면 건물 등 부동산이라도 취득해 비유동자산을 늘린다. 그러나 동서식품은 그 어느 쪽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그렇다. 모든 기업은 현금이 쌓이면 투자를 한다. 공장을 증설하거나, 신사업에 투자를 한다. 만약 공장 증설도 신사업 투자도 여의치 않다면 부동산 자산이라도 확보한다. 그래야 최소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저 1조에 가까운 현금을 단기로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이상하게 동서는 현금을 쌓고만 있다. 1조에 가까운 현금을 그것도 단기에 쓸 수 있게 꽤 오랜 기간 세팅해 놓은 것이다.
동서의 막대한 현금 보유 이유에 대한 부분은 작년 주총에서 김종원 전 대표이사가 했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작년 주총에서 김 전 대표이사는 현금 보유에 대해 ‘합작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의 성격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 마디로 몬델과의 관계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이를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쌓아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잘생각해 보면 합작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무엇이 있을까. 김 전 대표이사님이 말한 리스크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아마도 몬델의 지분 매각이 되었든, 몬델의 상표권 매각이 되었든 결국 수출과 연관된 변화 가능성을 이야기 한 것은 아닐까.
해당 기사 말미에서 한 금융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선 현금이 많으면 과도기나 혹은 비상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대신 인플레이션에 따라 매년 현금 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의 말처럼 막대한 현금 보유는 현금 가치가 하락하는 데는 부정적이지만 비상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막대한 현금 보유가 가질 수 있는 이점과 작년 주총에서 김 전 대표이사가 한 말을 종합해 보면 동서의 현금 보유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현금에 대한 입장이 바뀐 동서
재밌는 부분은 올해 김 전 대표이사가 주총에서 현금에 대해 말한 부분이다. 불과 작년만 해도 현금으로 배당을 늘려달라는 주주의 요구에 김 전 대표이사는 현재도 충분히 배당 성향이 높고, 합작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더 이상의 배당은 어렵다는 입장을 완곡하게 밝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올해 중간 배당에 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 전 대표이사는 이렇게 답했다. ‘이제 여기서도 좀 말씀드리죠. 보유한 현금의 일부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동서의 상황이 바뀐 것도 없다. 매출은 비슷하고 해외 수출도 여전히 공식적으로 못하고 있다. 이처럼 바뀐 것이 전혀 없음에도 어찌된 영문인지 현금 활용에 대한 뉘앙스가 바뀌었다. 작년만 해도 현금으로 배당을 더 달라는 요구에 난색을 표했지만 올해는 보유 현금의 일부를 배당으로 줄 수도 있다고 한다.
현금 변화는 곧 시그널
따라서 동서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의 변화는 곧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현금의 큰 변화가 발생한다면 이미 동서의 해외 진출도 함께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렇기에 동서가 하루빨리 보유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현금의 큰 변화 있기를 바라고 있다.
25년 6월 선적 정보-3
한편 6/13일자로 세 번째 선적 물량이 나갔다. 6월 현재까지 작년, 재작년에 비해 많은 물량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크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마무리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해당 기사에서는 여전히 동서식품 관계자는 한결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익을 유보할 것인지 아니면 투자를 할 것인지는 기업의 의사결정 사항이고 현금을 쌓고 있는 이유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건 없다. 다만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중이다. 외부에 수 차례 이야기 했듯 현재 수출 계획은 전혀 없다’
어떻게 보면 동서의 운명이 걸린 수출 문제를 기자의 취재 질문에 덜컥 답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동서 관계자도 수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좀더 자세하고 친절하게 답변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우리는 수차례 ‘수출 계획이 없다’고 이야기 했으니 그만이다 식의 자세가 아니라 주주들이 가지는 의문점에 보다 상세하게 답변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금을 쌓고 있는 이유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할게 아니라 왜 현금을 쌓아 놓을 수밖에 없는지 그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더욱이 최근 이슈인 상법 개정이 통과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만간 상법개정이 통과되면 동서 관계자에게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에 대해 자세히 물어볼 생각이다. 부디 그때는 주주들의 질의에 좀더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길.